이지은 지음 / 모요사(2021) / 2024.09.05(완독)
지은이는 의자의 역사에서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중심으로 프랑스 중세부터 의자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물건 중에 아주 오랫동안 생활밀착형 오브젝트는 단연 가구이고 더 친밀한 것은 의자이다.
지은이는 중세의 의자들을 보면서 그 친밀한 스토리를 풀어내고 있다. 계급과 직위, 그리고 젠더에 따라서 어떻게 쓰이고
의미를 부여받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또한 복잡한 고딕양식에서 장인의 솜씨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대량생산의 준비 단계인 매뉴팩처의 시대까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도 보여주고 있다.
유럽의 종교적인 의자에서 왕의 의자, 귀족의 의자 그리고 그 주인들의 행태와 생활 그리고 장인들이 한땀한땀 만드는 것으로부터 다른 문화권과의 교류로 인해 패턴의 퓨전화 등으로 이어지는 의자의 변화를 지은이는 잘 이야기한다.
솔직히 수공예로 중세의 그 복잡한 패턴을 하나하나 깎아서 만든 장인들이 대단해 보였다. 요즘은 기계가 도안대로 깎아내지만 그 때는 칼과 끌로 하나하나 새겼을 것인데 대단하단 생각밖에 안든다. 지금은 단순화하고 미니멀한게 유행이긴 하지만 그것도 이런 복잡한 장인의 과정을 지나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하니 그 미니멀한 느낌을 전달하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상상이 안간다.
책은 재미있고 이야기 듣듯 잘 넘어간다. 의자에 관심이 있으면 한번 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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