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부산을 커피의 도시라고 부르고 홍보하고 있다. 그것도 부산시 차원에서 강력하게 밀고있다.
물론 다양한 커피 브랜드들이 생기고 있고 개성있는 바리스타들이 있는 가게들이 있으면 좋긴하다.
부산에 커피홍보를 하기전에는 강릉이 테라로사로 인해서 뜨는 커피의 도시로 알고 있었는데 이제는 부산이 커피의 도시라고 한다.
부산은 왜 커피라는 것을 핫아이템으로 잡았을까? 모모스라는 세계바리스타 대회에서 1등했던 바리스타가 있는 카페가 있긴 하지만 부산은 커피원두도 생산되지도 않고 조선개항시기때부터 커피를 마셨다고 하지만 그 역사와 문화는 서양에 비하면 짧다.
물론 통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커피소비량이 세계 3위라고 하지만 부산이 그 커피소비의 대부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부산은 커피의 도시로 가고자 한다.
다른나라의 커피원두가 쉽게 유통될 수 있는 물류허브도시로 만들어 커피로 인한 관광뿐아니라 산업인프라도 구축하고자한다.
성공할 수 있을까?
난 커피가 문화라는 것은 찬성한다. 하지만 시에서 이렇게 산업으로 본격적으로 키우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오리지날리티는 만들 수 있을까? 부산이 커피원두유통의 중심이 되어 전국으로 유통하는 것이 목표인가? 아님 멋진카페와 맛있는 커피 그리고 그것을 향유하는 문화를 만들어 부산을 전국에 알리자라는 것이 최종목표인가?
이러한 방향으로 커피가 유명한 이태리만큼의 명성을 갖출 수 있을까?
문화는 "이것을 우리문화로 하자"라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랜기간동안 사람들의 생활에서 어울리며 만들어지는 것인데 커피는 과연 부산사람들이 만들어온 문화인가? 산업으로 키우자면 원두의 유통, 바리스타교육, 카페창업 같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것이 부산이 앞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산업인가? 그리고 어떤 성장의 곡선을 그릴 수 있는 것일까?
대구, 대전, 광주가 우리도 커피산업하겠다하면 커피의 도시는 부산이 유지될 수 있을까? 그러면 또 어떤 인프라를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물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멋진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으면 좋다고 본다. 그런데 그것은 커피를 좋아한다면 개인이 아님 기업이 그렇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커피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키우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스타벅스는 시애틀의 1호점을 구경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온다고 하던데 말이다.
개인적으로 부산에 아쉬운 산업이 있다.
부산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오랫동안 개최해왔고 아시아의 유명 영화제로 성장했왔다. 그에 힘입어 영화, 영상, 프로덕션 산업이 발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영상촬영을 하면 기기, 장소, 후반작업, 배우 및 작가, 에이전시 등 연결되는 다양한 산업적 인프라가 생길 수 있었다. 그리고 영상산업자체가 온라인을 통해서 지금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는 유투브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창조적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이 분야는 인재양성을 더욱 필요로하는 분야이다. 부국제라는 좋은 타이틀이 있는데 이와 연관된 산업을 아직까지 키울 생각이 없어 보인다. 행정가들은 부국제는 단지 가을에 열리는 영화제일뿐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것 뿐일까? 지스타는 어떤가? 게임산업은? 수 많은 게임회사들을 판교가 아닌 부산으로 유치했으면 어땠을까? 그리고 거기서 일하는 그 많은 젊은 인력들을 보면 부산이 이렇게 지금 노인과 바다의 도시라고 불리진 않았을 것이다.
다시 돌아가 부산시는 커피의 도시가 정말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이제 부산이 자갈치 시장이나 해운대로 유명한 도시로만 기억되는 걸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좋지만 경제가 좋지 않은 이 시기에 그것을 대체할 것이 커피라는 것에 더 아쉬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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