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해지를 한지 하루가 지났다.
3일 밤 10시 반 어이없는 비상계엄을 듣고 잠을 잘 수가 없었으며 계속 유투브로 상황을 보고 있었다.
난 계엄에 대한 제대로 된 경험은 없다.
5.18 광주 민주항쟁때는 어린아이라 제대로 인식할 수가 없었고 87년도 쯤에 거리의 최루탄냄새로
민주항쟁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었다.
지금 나는 지난 3일 밤의 헬리콥터 소리와 군인들의 발소리가 잊혀지지가 않는다. 듣기만 해도 몸서리 처지는데 80년
광주는 어땠을까?
국회 덕으로 계엄이 해제되고 아침에 일상은 돌아왔지만 평소와는 다른 일상이었다. 일손도 안잡히고 유투브를 통해
계속 상황을 업데이트만 하고 있었다.
오늘 돌아오는 버스에서 일상을 이야기하는 아주머니들이 상당히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시장에서 뭐살까, 저녁은 뭘로 해먹을까 하는 이런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하며 웃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만약 비상계엄이 윤의 의도대로 성공했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몸서리쳐졌다.
아직 그는 직위에서 내려오지 않았고 언제든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을 해칠 수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다. (내가 내리는 버스정류장, 지하철역, 그리고 사람들이 모이는 마트 등에 군인들이 있다고
생각해보면 끔찍하다. )
근데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평화롭다. 마치 아무 일도 안일어난것처럼 일상생활을 한다.
매스컴에서 윤이 말한 것처럼 그냥 해프닝으로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근데 비상계엄이 그냥 해프닝인가? 그리고 포고령에 적힌 그 무시무시한 말들은 그냥 조크인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되는자가 대통령이 된 것이다. 대선 전 아는 사람이 찍을 사람이 없다면서 그래도 윤이 낫지 않냐고
이야기하길래 나는 검사만을 한 사람은 사람을 보듬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찌르는 사람이라며 절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했지만 아마 그를 찍었을 것 같다. 그 지인은 지금은 어떻게 생각할까?
탄핵은 진작에 했어야 했었다. 7일 국회의원들이 탄핵을 한다고 한다. 유시민 작가의 말처럼 3일도 너무 길게 느껴진다.
나는 이 결정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무너진 경제, 무시당하는 외교, 보호받지 못하는 국민 등 모든지표가 낙제점을 가리키고 있으며 그 뒷감당을 대통령이 알고 있어야 하는데 경제에 햇빛이 든다고 말하는 그는 도대체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는 건가? 심리적으로 그의 인생 중 가장 행복했던 80년대를 잊지못해 80년대 이후로 시간을 멈추고 산 자같이 보인다.
7일에 올바른 선택으로 일상이 평화로울 수 있도록, 대한민국이 계속 발전하고 잘 살 수 있도록,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기도하자. 그리고 일상은 평화로워도 가슴엔 뜨거움을 지니고 살자.
'Records > 아저씨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응원합니다. (0) | 2024.12.09 |
---|---|
참담하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다. (2) | 2024.12.07 |
이제 그만 내려와라 (0) | 2024.12.04 |
답은 다 나와있는데. (0) | 2024.12.02 |
이른 아침 (0) | 2024.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