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은 갈때마다 느낌이 묘하다. 역이라는 특성 때문에 떠나는 마음, 돌아오는 마음이 교차하는 아주 특이한 장소이다. 아주 오래전은 아니지만 2000년대의 부산역에서는 분수대가 있었고 광장의 느낌보다는 건물자체에 대한 느낌이 독특했다. 건물의 유리가 라운드형이라 형태자체가 마치 스타디움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개성도 확연히 드러났다.
2024년 부산역은 어떻게 변했나보니 수년간의 지하화 공사가 마무리 되어서 지하철역 개찰구에서 지하로 부산역으로 바로 갈 수 있게 되어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가운데의 구조는 같지만 지하화하면서 상점을 늘리고 유동인구가 많아서 그 붐비는 것을 강조하려는 형태로 가게들을 더 많이 만들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봤던 조감도에서는 더 많은 자연공간과 미로같이 개성있는 가게들을 방문할 수 있게 만든 동선구조였던 것 같은데 부산역 광장은 분수대가 없어지고 진짜 횡한 광장이 되어 버렸다. 약속했던 공원화는 제대로 구현되었는지 모르겠다. 주변에 호텔 및 높은 건물들이 생기고 비어있는 상가 건물들만 보게 된 것 같다. 아무리 경기따라 공간형태가 변한다해도 이게 최선의 방법이었던가? 오히려 분수가 있었던 때가 부산역만의 개성이 더 강했던 것 같다. 그땐 역은 부수적인게 되어버리고 쇼핑몰이 메인이 되는 것을 노렸던것 같은데 이도 저도 아닌 이상한 공간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다만 이 공사로 인해서 부산역 주변이 조금 정리되는 느낌이다. 건너편 차이나타운도 그렇고 말이다.)
부산역에서의 새로운 경험은 무엇인지 질문해봤으면 좋겠다. 지하화로 지상은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 공간을 그냥 광장으로 버려둔다는게 제대로 된 공간활용일까? 부산역의 아이덴티티는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 어떤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서울역과 다른점은 무엇인가? 역은 역일뿐이라고 생각한다면 뭐라 할 말이 없다만 랜드마크를 원하는 이 정부와 부산 시장이 부산역이라는 공간을 제대로 만들어 냈는지 평가해본다면 물음표이다.
역이 쇼핑몰이 아니지 않는가. 내부도 외부도 다 가게들이다. 그나마 그 쇼핑몰도 장사가 잘 되는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위해 지하화했는지 궁금하다. 부산역이 고속도로 휴게소는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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